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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문재인 대통령 친기업 행보로 돌아서나?
  • 이재희 기자
  • 등록 2019-10-15 16:56:30
  • 수정 2019-10-15 17: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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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만난지 5일 만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기업살리기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기업인과의 접촉을 꺼렸던 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기업인과의 접촉과 기업체 방문을 부쩍 늘리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지 닷새 만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나 미래전략 발표를 정취하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일부 노동계 등에서는 비판을 하는 등 반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문 대통령은 15일 경기도 화성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수소차 및 자율주행차 산업 육성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30년까지 미래차 부문 경쟁력 1등 국가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지 5일 만인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나 현대차그룹의 미래전략 발표를 청취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정 수석부회장을 만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7번째다. 이들은 취임 후 총 11번 만났는데 이중 올들어서만 절반 이상을 만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 인사말에서 "현대차는 1997년부터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돌입해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며 "현대차의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 100만대 돌파는 이곳 연구원들의 공이 크다. 대통령으로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제가 오늘 이 행사장에 타고 온 대통령 전용차도 우리의 수소차 넥쏘"라며 현대차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추격형 경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미래차 시대에 우리는 더는 추격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 추격자가 아닌 기술 선도국이 될 기회를 맞았고, 이를 잘 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미래차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며 "머지않아 미래차 1등 국가 대한민국을 반드시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일정에 대해 "세계 자동차 산업은 대변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변혁기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정부가 로드맵을 발표하고 민간에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삼성디스플레이와 충청남도의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오늘 신규투자 협약식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디스플레이 대기업과 소재·부품 중소기업 간 공동개발 등 상생협력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부회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을 만들자는 오늘 말씀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며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그리고 디스플레이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 부회장의 이름을 별도로 거론하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몇 달간 보인 이 부회장의 광폭 경영행보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7월 일본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규제안 발표 직후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업체와 만나는 등 발 빠른 대응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친기업 행보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이 특정기업 공장만 국내외를 돌며 세 차례 격려방문과 응원메시지를 내는 것도 우려스럽지만 대법원이 뇌물혐의와 제3자뇌물혐의까지 인정해 다시 재판을 받으라고 명령한 형사피고인을 9번이나 만난 것은 단지 경제활력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행보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용 부회장만 부각시켜 대통령께서 왜 그곳까지 갔는지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직접 충남까지 행보한 이유는 대기업인 삼성과 소재, 부품, 장비 중소기업 간 ‘공동개발, 우선구매’를 강화하겠다는 협약 체결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고 대변인은 “일본 수출규제 이후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 강화를 해내겠다는 목표가 가시적으로 이루어진 의미있는 순간”이라며 “그래서 렌즈를 만드는 ‘그린광학’이란 업체의 상생협력 성공사례 발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 대변인은 “달을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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