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는 세상을 가지는 일로
절벽에서 꽃이 지고
고양이가 납작해지고
아이들이 죽고
그대가 어두워진다고 말하고 싶었네
나 아닌 건 허공에 부려놓고 가도 좋았을 거라고
먼 길 떠나는 새들이 그러하듯이
더러는 세상을 버리는 일로
절벽에서 꽃이 피고
겨드랑이에서 가지가 뻗고
아이들이 살고
그대가 환해진다고 말하고 싶었네
나 아닌 건 강물에 부려놓고 가도 좋았을 거라고
먼 길 떠나는 바람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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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선 시인 약력]
1971년 나주에서 출생.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와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에 당선했다. 『시와 사람』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구름의 공터에는 별들이 산다』외 3권이 있다. 한국해양문학상, 가사문학상, 여수해양문학상 소설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