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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조국 장관사퇴와 관련 대국민 사과
  • 이경민 기자
  • 등록 2019-10-14 17:28:12
  • 수정 2019-10-14 17: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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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 소개 조국 장관 사퇴성명 전문 소개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관련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희망했다.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며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결코 헛된 꿈으로 끝나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 거취를 놓고 국민 여론이 양극단으로 갈라진 것을 두고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가운데에서도 의미가 있었던 것은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라며 “정부는 두 가치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 국민의 뜻을 받들고 부족한 점을 살펴가며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의 역할’을 언급하며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언론 스스로 그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대한 조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검찰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며 “오늘 조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되어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특히 검찰개혁 방안의 결정 과정에 검찰이 참여함으로써 검찰이 개혁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개혁의 주체가 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세를 유지해 나갈때 검찰 개혁은 보다 실효성이 생길 뿐 아니라 앞으로도 검찰 개혁이 중단 없이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는 오늘 발표한 검찰개혁 과제에 대해 10월 안으로 규정 제정이나 개정, 필요한 경우 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쳐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광장에서 국민들이 보여주신 민주적 역량과 참여 에너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그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일수 있도록 마음들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조 장관은 취임 35일 만인 이날 오후 2시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 장관은 오전 11시 브리핑을 열고 ‘특별수사부 명칭 폐지 및 축소’ 직제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전국 특수부 폐지(서울·대구·광주지검 제외), 특수부 명칭을 ‘반부패수사부’로 변경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저는 조국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습니다.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코 헛된 꿈으로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검찰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 개혁의 큰 동력이 되었습니다.

오늘 조국 법무부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되어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 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입니다. 국회의 입법과제까지 이뤄지면 이것으로 검찰개혁의 기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검찰개혁 방안의 결정 과정에 검찰이 참여함으로써 검찰이 개혁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개혁의 주체가 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세를 유지해 나갈때 검찰 개혁은 보다 실효성이 생길 뿐 아니라 앞으로도 검찰 개혁이 중단 없이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히 공정한 수사관행 인권보호 수사, 모든 검사들에 대한 공평한 인사, 검찰 내부 잘못에 대한 강력한 자기 정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을 중심에 놓는 검찰 문화의 확립, 전관예우에 의한 특권의 폐지 등은 검찰 스스로 개혁 의지를 가져야만 제대로 된 개혁이 가능할 것입니다. 법무부는 오늘 발표한 검찰개혁 과제에 대해 10월 안으로 규정의 제정이나 개정, 필요한 경우 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쳐주길 바랍니다.

이번에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습니다.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의미가 있었던 것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이며 국정 과제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그 두 가치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 국민의 뜻을 받들고 부족한 점을 살펴가면서 끝까지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합니다.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언론 스스로 그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광장에서 국민들이 보여주신 민주적 역량과 참여 에너지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일수 있도록 마음들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저부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조국 장관의 성명서 전문>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습니다.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 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습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 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 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국 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습니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 게 정말 미안합니다.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 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 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습니다. 그 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

찰개혁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도 본격화 됐습니다. 어제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 청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 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 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어느 정권도 못한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 기까지입니다.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입니다.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 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 이 멉니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 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 통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 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 자 합니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 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특히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 탱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 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 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의 쓰임은 다하였습니다.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 갑니다. 그러나 허허벌판에서도 검찰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 동안 부족한 장관을 보좌하며 짧은 시간 동안 성과를 내 기 위해 최선을 다해준 법무부 간부·직원들께 깊이 감사드립 니다. 후임자가 오시기 전까지 흔들림 없이 업무에 충실해 주 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딛고,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하여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 10. 14.

조국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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