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여행 중 대왕암을 만났다
새 생명의 봄바람이
산수유, 벚꽃을 일깨우고
온갖 물고기를 품은 바다가 굼실거리며
따듯한 햇볕이 생명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다
수평선 너머
일본의 침략이 얼마나 걱정스러웠으면
“내가 죽으면 동해 바다에 묻어 다오
죽어서도 내 나라 내 백성을 지키겠노라“
유언하신 문무대왕
감포 바닷가 숙소에서 하룻밤
일행은 깊은 잠에 들었다
모두가 정신 차려야 한다고 처얼썩 철썩
맹수가 우글거리는 밀림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처얼썩 철썩
이 나라를 영원히 지키고 강해지라고 처얼썩 철썩
문무대왕의 지엄하신 어명이
파도 소리로 나를 잠들지 못하게 했다.
*대왕암: 신라 문무대왕의 수중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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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순 시인 약력]
경기 김포 출생. <국보문학>신인상 등단. 시집 『바코드 인식기』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가톨릭문인회, 경기시인협회,
청송시인회, 백합문인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