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살 셈하는 게 헛일이라 하더니만
그래도 몰래 속으로 셈하니
눈물이 난다
가슴 반쪽 헐렁한 바람이 일고
손끝이 떨려온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진부한 말 흘려보내며
반백의 머릿발
손으로 쓸며
저만큼 달아나는 계절을 본다
비인 나무 우듬지 끝
달랑거리는 몇 잎
헤아려 보며
가슴 안으로 흐르는 강물
소리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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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길시인 약력]
1966년 〈시문학〉추천 및 〈문학춘추〉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등단
시집 〈바다와 섬의 이중주〉〈빛과 바람의 올레〉등 다수
〈제주도 문화상〉(예술부문) 등 다수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