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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덩치 큰 돼지 열풍
  • 이경민 기자
  • 등록 2019-10-07 18:31:33
  • 수정 2019-10-07 18: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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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게 좋은 것이여!’
 요즘 중국에 때 아닌 ‘대형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승용차나 대형냉장고, TV 등 가전제품이나 아파트 얘기가 아니다. 바로 돼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성인이 탈 정도로 덩치가 큰 돼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로이터

 한국보다 5개월 가량 앞선 지난 4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및 확산으로 돼지 생산량의 절반이 줄어드는 타격을 입은 중국에서 돼지를 무조건 크게 키우자는 ‘생산 대약진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7일 블룸버그 통신,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광시성 난닝에 있는 한 축산 농가는 돼지를 500㎏까지 살을 찌워 화재가 되고 있다. 북극곰 크기만한 이 돼지는 이 지역 평균 가격의 3배 이상인 1만 위안(1678만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이 축산 농가의 사례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세계 최대 돼지 소비국인 중국 입장에서 보면 ASF로 입은 타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클수록 좋다는’ 인식이 절박감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는 것.
 조선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북3성중 하나인 길림성의 경우 돼지 가격 폭등으로 축산농가들이 사육한 돼지 무게가 마리당 평균 125㎏에서 175~200㎏으로 늘어났다.
 축산컨설팅기업인 브릭 농업그룹의 린궈파 수석애널리스트는 소규모 돼지 농가뿐 아니라 대형 축산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돼지 무게가 평균 110㎏에서 140㎏으로 늘어났다며 평균 수익은 30%가량 증대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후춘화 중국 부총리는 최근 내년 상반기까지 극심한 돼지 공급난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중국내 돼지 고기 부족분은 1000만t 가량으로 전세계 유통량을 상회한다. 전세계 돼지 고기 생산의 절반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중국 가정의 음식 소비의 60%나 차지할 정도로 ‘주식’으로 통하는 돼지 고기 가격은 올 8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7%나 올라 소비자물가를 1.08%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중국이 돼지 고기 생산 증대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후 부총리는 샨동, 허난, 허베이성 등 돼지 사육을 주로 하는 주요 지역을 돌면서 내년까지 생산량을 정상화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축산농들은 새끼돼지와 종자돼지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사육 마리수를 늘릴 엄두를 내지 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따라서 ASF 감염에서 살아난 기존 돼지의 몸무게를 키우는 게 더 나은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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