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포모 증후군* -시인 이숨
  • 시인 이숨
  • 등록 2019-09-19 05:51:02
  • 수정 2019-10-23 07:26:26

기사수정

칠월, 헬리콥터가 농약을 뿌린다
사마귀 눈처럼 머리 위 까지 다가오는 프로펠러
외부자의 눈이라 여겼을까
나는 집을 향해 달린다
부엌 후비진 곳에 웅크린다
그날 이후 아홉 살로 멈춰 서고
눈은 계속 나를 따라다닌다
온전한 것은 혼자 남겨진 두려움이고
완전한 것은 무서운 고립이다
고립은 매번 우울을 데리고 온다
우울과 마주하는 마당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꽃잎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생각들
꽃은 언제나 팽팽한 긴장을 먹고
느리게 피어서 빠르게 진다
나의 피부색은 검고 표정은 이국적이다
처음부터 섬처럼 고립된 이중성 (차이성)
섬 밖은 온통 소문의 물결이다
소문 속에서 다른 남자를 사랑했고
소문 밖에서 아빠는 밤마다
그녀를 증오했다
석양이 나를 보며 훌쩍인다
혹을 떼어내려면 내가 더 독해져야할텐데
귀가 어두운 할머니는 옥수수 밭에서
중얼거리며 돌아온다
삶은 옥수수를 일주일째 먹는다
달빛이 내려앉은 평상에 누워
엄마가 사라진 북쪽을 자꾸 외면했다

 

*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세상의 흐름에 자기만 고립되고 소외되었다는 공포감

이 숨 (이 영숙)
 - 전남 장흥 출생
 - 계간지 「착각의 시학」 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회원
 - 율동시회 정회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shtjrwn122019-09-24 00:00:51

    가을 하늘을  올려다 보게 하네요
     시의 뜰을 한참 거닐다 갑니다 ~~

  • 프로필이미지
    hyae6152019-09-20 17:56:51

    완전한 고립이 온전하고저 혼자 남겨집니다

  • 프로필이미지
    smbaek7772019-09-20 09:17:54

    이 시댸에 어울리는 시~
    읽는 느낌이  참 좋아요.ㅎ
    시가 점점 풍성해지네요.

  • 프로필이미지
    2019-09-20 09:06:57

    날씨와 어울리는 시 같네요 감사합니다.

    더보기
    • 수정
    • 삭제
  • 프로필이미지
    2019-09-20 09:02:08

    꼬옥 안아주고 싶네요~^^

    더보기
    • 수정
    • 삭제
  • 프로필이미지
    2019-09-19 11:34:51

    좋은시 감사합니다~~

    더보기
    • 수정
    • 삭제
  • 프로필이미지
    hong59822019-09-19 10:11:23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소외감과고립감을 표현하셨군요
    멋진시입니다

  • 프로필이미지
    2019-09-19 08:36:55

    좋아요

    더보기
    • 수정
    • 삭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