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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내역 -시인 하순명
  • 시인 하순명
  • 등록 2019-09-17 05:20:33
  • 수정 2019-10-23 07: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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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내역에 한번 가보세요
무딘 가슴 허허로운 날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 가보세요
역 하나를 붙들고 늙어버린 역무원과
옛 중앙선 철길 따라 만나는 그리운 간이역

오래된 추억을 만나려면
북한강도 푸르게 손짓하는 능내역에 가보세요
폐기차에 올라 휘파람으로 그리운 이름 한번 불러보면
능내 고향사진관에서
교복 입은 풋풋한 시절이 걸어나올 거예요

대합실 한가운데 우두커니 주저앉은 늙은 쇠 난로
한줌의 온기를 불러 모으고
벽에 걸린 흑백사진들, 낡은 나무의자, 추억의 소품들이
젖은 시간을 말리며 침묵으로 졸고 있는 한 나절
허름한 역사 품에 안긴 접시꽃 한 무더기
여전히 입술이 붉은

능내역, 내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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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순명시인 약력]
  - 교단문학(1997년), 文藝思潮(1998년) 시부문 등단.
  - 시집 「밤새도록 아침이 와도」「나무가 되다」「산도産道」「그늘에도 냄새가 있다」
    교단에세이「연둣빛 소묘」 논문「辛夕汀詩硏究」「현장교육연구」 다수.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에 시와 산문 발표.
  -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공무원문학상, 세계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서초문학상 수상 및       홍조근정훈장 수훈.
  - 한국공무원문인협회 명예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서초문인협회 부      회장, 서울교원문학회 이사, 한국시인협회 회원, 서울시 수필 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서울시교육청 중등학교 정년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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