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앞 바다엔
91개의 섬이 있다
유인도가 15개
나머지는 무인도란다
사람이 살지 않으니
이름 없는 섬도 있을 게다
세상에 태어나 이름 없이 산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태풍에 찢기고 부서지면서
온몸으로 지키는 이름 없는 섬들
이름 없어도 모두 보령의 자식들이요
대한의 아들딸이니
나, 오늘 살가죽 벗기어
이름표 달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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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경 시인 약력]
시인 ․ 평론가 ․ 문학박사. 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국제펜클럽한국본부․한국비평가협회 이사, 아태문인협회 명예이사장, 신문예문학회 명예회장, 황진이문학상대상․자유시인협회상․국회사무총장상 외 다수, 시집『숲의 침묵 읽기』등 12권, 평론집『의식의 흐름과 그 모순의 해법』, 칼럼집『알고 계십니까』외 저서 3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