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인지 초가을인지
딱히 말하기 힘든,
새벽 비에 젖은
무당거미 사업장은
햇살 기둥에 구멍 나고
단풍은 연지를 바를까 말까 망설이고
풀꽃은 마지막 향연을 준비하는 중
매미는 퇴장 시계를 연신 들여다보고
알밤은 뛰어내릴 근육을 만드는 중
직박구리 새끼가
어미 품을 떠나려 할 즈음
열돔 폭탄의 기억을 잊은 듯
아침저녁 소슬바람에 숲은
느긋한 것 같으면서도
무슨 일에 쫓기는 듯
무언가 일이 터질 것 같은,
인생의 변곡점을 닮은
구월의 숲
새 일을 시작하기엔
조금 늦은 듯한
아무 일도 하지 않기엔
낯선 아쉬움이 남는
늦가을 오후 네 시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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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문 시인 약력
충남 보령 출생,
월간『시see』 〈추천시인상〉 수상으로 등단,
서울시인협회 추천회원, 율동시회 정회원
이 기사에 10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가을 숲길을 걷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촉촉한 밤비가 그친 아침이 기다려 지내요
하루에 한계절이 한생이 녹아있네요.. 성숙의 계절에 이른 시선인가요..
9월의 숲을 걷는 아침이 청량합니다.
구월의 숲이 궁금하여 오늘 숲으로 갑니다
시인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생명을 품고 뜨거운 여름 지나온 구월의 숲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
인생의 변곡점을 닮은 구월
가을은 참 많은 것을 닮는가봅니다
올 가을에는 페가소스 타고
안드로메다 구하러 가야 겠네요
가을느낌 너무좋아요~
오후 네시 같은 구월의 숲 참 좋아요 !!!!
여유로운 듯
뭔가 해야하는 듯
9월...
인생의 변곡점을 닮은 구월의 숲을
오늘 아침에도 거닐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