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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숲 -시인 백승문
  • 시인 백승문
  • 등록 2019-09-14 03:35:24
  • 수정 2019-10-23 07: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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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인지 초가을인지
딱히 말하기 힘든,

새벽 비에 젖은
무당거미 사업장은
햇살 기둥에 구멍 나고
단풍은 연지를 바를까 말까 망설이고
풀꽃은 마지막 향연을 준비하는 중
매미는 퇴장 시계를 연신 들여다보고
알밤은 뛰어내릴 근육을 만드는 중

직박구리 새끼가
어미 품을 떠나려 할 즈음
열돔 폭탄의 기억을 잊은 듯
아침저녁 소슬바람에 숲은
느긋한 것 같으면서도
무슨 일에 쫓기는 듯
무언가 일이 터질 것 같은,

인생의 변곡점을 닮은
구월의 숲

새 일을 시작하기엔
조금 늦은 듯한
아무 일도 하지 않기엔
낯선 아쉬움이 남는
늦가을 오후 네 시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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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문 시인 약력

충남 보령 출생,
월간『시see』 〈추천시인상〉 수상으로 등단,
서울시인협회 추천회원, 율동시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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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0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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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tjrwn122019-09-16 23:56:04

    가을 숲길을 걷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촉촉한 밤비가 그친 아침이 기다려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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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16 13:14:43

    하루에 한계절이 한생이  녹아있네요.. 성숙의 계절에  이른 시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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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15 08:03:15

    9월의 숲을 걷는 아침이 청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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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sloran2019-09-14 19:10:40

    구월의 숲이 궁금하여 오늘 숲으로 갑니다
    시인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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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14 13:05:41

    많은 생명을 품고 뜨거운 여름 지나온 구월의 숲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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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14 11:29:47

    인생의 변곡점을 닮은 구월
    가을은 참 많은 것을 닮는가봅니다
    올 가을에는 페가소스 타고
    안드로메다 구하러 가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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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14 11:27:05

    가을느낌 너무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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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ae6152019-09-14 09:47:42

    오후 네시 같은 구월의 숲 참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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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14 08:23:52

    여유로운 듯
    뭔가 해야하는 듯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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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iel5252019-09-14 08:08:59

    인생의 변곡점을 닮은 구월의 숲을
    오늘 아침에도 거닐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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