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숲 -시인 백승문
구월의 숲 -시인 백승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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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14 03:36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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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인지 초가을인지
딱히 말하기 힘든,

새벽 비에 젖은
무당거미 사업장은
햇살 기둥에 구멍 나고
단풍은 연지를 바를까 말까 망설이고
풀꽃은 마지막 향연을 준비하는 중
매미는 퇴장 시계를 연신 들여다보고
알밤은 뛰어내릴 근육을 만드는 중

직박구리 새끼가
어미 품을 떠나려 할 즈음
열돔 폭탄의 기억을 잊은 듯
아침저녁 소슬바람에 숲은
느긋한 것 같으면서도
무슨 일에 쫓기는 듯
무언가 일이 터질 것 같은,

인생의 변곡점을 닮은
구월의 숲

새 일을 시작하기엔
조금 늦은 듯한
아무 일도 하지 않기엔
낯선 아쉬움이 남는
늦가을 오후 네 시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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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문 시인 약력

충남 보령 출생,
월간『시see』 〈추천시인상〉 수상으로 등단,
서울시인협회 추천회원, 율동시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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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석주 2019-09-16 23:56:04
가을 숲길을 걷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촉촉한 밤비가 그친 아침이 기다려 지내요

마틸다 2019-09-16 13:14:43
하루에 한계절이 한생이 녹아있네요.. 성숙의 계절에 이른 시선인가요..

고경숙 2019-09-15 08:03:15
9월의 숲을 걷는 아침이 청량합니다.

정인선 2019-09-14 19:10:40
구월의 숲이 궁금하여 오늘 숲으로 갑니다
시인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현정 2019-09-14 13:05:41
많은 생명을 품고 뜨거운 여름 지나온 구월의 숲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