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울리고 간 시 한 수를 요청하듯
오동도 산기슭에 새 한 마리 날아든다
바다가 짙은 해무를
다도해에 풀어놓을 때
안개를 헤쳐 가며 섬 한 바퀴 도는 동안
섬 안에 시는 없고 시인만 넘치는데
절벽 끝 가부좌한 채
미동도 없는 저 사내
긴 겨울 밀어내는 붉은 꽃 피우려고
바다를 면벽하듯 앉아있는 초록 성체
바람 찬 봄의 행간에
시마가 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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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 『서울 카라반』. 『전봇대가 일어서다』 『고추의 계절』 외.
수상 ;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대상, 서포문학상, 한국동서문학 작품상 등 수상,
(사)한국문협 광진지부 고문, (사)한국예총 광진구지회 회장. (사)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사)열린시조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