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조팝나무가
우리를 반겨 둥글게 둥글게
하얀 등불을 달았다
태풍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전신을 다해 불을 켜고 있다
우리가 마른내의
목월생가 뜰에서
온 몸으로 환한 등불을 밝혀
‘윤사월’과 ‘나그네’를
줄줄이 외우고 낭송하는 동안
목월생가의 꼬리조팝나무 꽃은
내내 등불을 켜고 있었다
친구야, 맺힌 가슴을 닫아도
아직은 지척이어서 뜨겁다
이 봄날 마른내의 등불이 꺼저도
봄이 오는 날이면 다시 불을 밝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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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미 : 2008년『문학예술』시 부문 신인상. 한국문협. 경북문협회원.
대구경북문학예술가협회부회장. 행단문학동인. 경주문협상수상.
물레방아동인. 경주문협 편집위원. (직전)사무국장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