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최소한의 양심(良心)과 염치(廉恥)는 있어야
  • 이용웅 기자
  • 등록 2019-09-04 06:03:42
  • 수정 2019-09-04 06:04:25

기사수정

한글 사전에 보면 양심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라 돼 있다, 그리고 염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고 뜻풀이를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사물을 가릴 줄 모르고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을 말할 때 양심이 없는 사람이라거나 염치도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을 한다. 특히 우리가 흔히 나쁜 짓을 하고도 죄의식을 갖지 못하는 사람한테는 양심에 털이 난 놈이라고까지 막말을 한다. 그런데 이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어떻게 저렇게 양심과 염치가 없는 사람이 우리나라 일류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도대체 학문 말고 학생들에게 도덕적으로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조국은 지금까지 언론 등을 통해 드러난 비리라든가 자기가 해온 과거의 행적을 돌이켜볼 때 대중 앞에 나타나 뻔뻔스럽게 해명이나 할 처지가 못 된다. 양심이 있고 염치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국민들 앞에 사죄를 하고 은둔의 길로 들어서는 게 도리에 맞다. 그런데도 조국은 온갖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법무부 장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낮뜨거운 일이다. 그는 1일 청문회가 열려 국민 여러분께 소명할 기회를 기다려왔는데 청문회가 열리지 않아 답답한 심경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여야 합의로 정해진 일정이 지켜지지 않아 후보자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큽니다. 오늘 늦게라도 인사청문회 개최 소식이 들려오기를 고대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일 국회에서 전격적으로 청문회 형식을 빌린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그는 이런 말을 했다. 고등학생인 딸이 단국대 의대에서 2주간 인턴을 한 뒤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 자신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책임교수한테 전화를 했거나 연락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딸이 영어실력이 좋고 인턴동안 너무 열심히 해서 책임교수가 딸을 제1저자로 등재했다고 했다. 딸이 어떻게 인턴을 하게 되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이 알아서 딸을 추전했다며 자신과 자신의 배우자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아버지로서 딸한테 너무 소홀히 한 게 후회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딸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청년들이 면담을 요청하는 봉투를 받고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조 후보자는 “흙수저 청년들은 저 같은 부모가 없어서 저희 아이처럼 합법적이더라도 (인턴십 등의) 제도를 누릴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며 “그 점에 대해 청년들에게 미안하고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지 분간이 안 간다.

그는 분명 기자간담회에서 딸이 인턴을 한 것은 자신과 자신의 배우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오직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이 알아서 해줬다고 했다. 그럼 이 흙수저 청년들은 학교 다닐 때 담임선생님이 없었는지 궁금하다. 그러니까 조 후보자 딸의 담임 선생님은 조 부호자와 배우자의 직업을 보고는 스스로 잘 보이기 위해 딸을 단국대 의대에 인턴으로 넣어줬는데 흙수저 담임 선생님들은 이들 학생을 무시한채 안 해줬다는 얘기다. 조 후보자의 말대로하면 우리나라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부모님 신분을 보고 학생들을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좋은 곳에 인턴을 시켜주고 흙수저 학생들은 내팽개치는 ‘쓰레기 같은 선생’밖에 안 된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나라 학교 선생들은 정말로 각성해야 한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말을 믿고 싶지 않다. 그리고 우리나라 선생님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았을 때나 부산대 의전대학원에서 유급을 할 정도로 공부를 소홀히 했는데도 연속 장학금을 받았을 때도 조 후보는 일체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직 해당 학교 담당자들이 자신의 지위를 먼저 눈치 채고 알아서 해 줬다는 것이 조 후보자의 주장이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교육계에 있는 선생이나 관계자들은 모두 교육계를 떠나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공평하게 가르칠 자격이 없다. 오직 자신의 입신을 위해서 금수저와 흙수저를 구분해 학생을 다루는 교육자는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한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3일 조 후보자에 대해 “태어나서 이렇게 거짓말 잘하는 사람 처음봤다”며 “완전범죄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후보자의 거짓! 실체를 밝힌다’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자의 기자회견 쇼 잘 봤다. 평생을 특권과 반칙으로 살더니 기자간담회마저 그렇게 한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자기 말만 하고 끝내지는 못 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조 후보자의 딸과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시절 2주 인턴을 거친 뒤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조 후보자는 어제 간담회에서) ‘지금의 기준으로 봤을때는 이상하지만 당시는 느슨했다’고 말했지만 당시 기준을 보면 지금이 이상한 게 아니라 그때도 이상했다”며 “아예 사기”라고 꼬집었다. 이쯤 되면 조 후보자는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말고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는 것이 도리다. 조 후보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지켜보겠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