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소비자물가 상승률 마이너스, 디플레이션 진입 우려
  • 이재희 기자
  • 등록 2019-09-03 11:31:43
  • 수정 2019-09-03 12:34:58

기사수정

7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 0.0%로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과 복지정책,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저물가와 저성장이 만나 결국 '일본식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0%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소수점 세자릿수(-0.038%)까지 따지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사실상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2018년 8월 지수는 104.85, 지난달 지수는 104.81였다. 물가 상승률은 1월 이후 8개월 연속 0%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2∼11월(10개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0%대 물가 상승률은 향후 2~3개월 더 이어질 전망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디플레이션의 전조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안으로 투자ㆍ소비 위축이 지속되면 저물가 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 될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현재는 공급측 요인과 수요측 요인이 혼재해 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0%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거시정책협의회를 열고 진화에 나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거시정책협의회에서 "우리나라 저물가 상황은 수요측 요인보다 공급측 요인에 상당부분 기인한 것"이라며 "물가수준이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 유류세ㆍ교육복지 등 정부정책 영향으로 물가 흐름이 상당히 낮아진 상황"이라며 "상품 및 서비스 전반의 지속적인 물가하락으로 정의되는 디플레이션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특히 농산물의 경우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폭염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전년 대비 9.3% 상승했는데, 올해 8월에는 11.4%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59%포인트 떨어뜨렸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내년 이후에는 1%대로 높아질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error: 관리자에게 문의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