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아끼고 줄여
조금씩 꼬깃꼬깃 모아
산 비알 모퉁이에 손바닥만 한 땅 뙈기
마련한 날, 뛰는 가슴
밤새 잠을 설쳐 가며 꿈을 다듬어 쌓아 본다.
잡초 걷어 내고 돌 골라 다져
발 뻗고 쉴 수 있는 농막 한 칸 세워
이랑 돋아 감자 고구마 심고
고추가지 조랑조랑 열매 맺노라면
허리 반으로 접혀 머-언 걸음 못하게 되는 날
간간이 벗님 찾아오면
영근 꿈 흙냄새에 푸성귀 섞어
끓이고 지지고 볶아 나눠 가며
살아 온 기인 이야기 살아갈 남은 짧은 이야기
돌아갈 하늘 이야기로
해 걸음을 맞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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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시인 약력]
황해도 출생. 2010, <스토리 문학> 신인상 등단. 경기시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수원문학아카데미 회원.
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시 입니다.
작가님의 문학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글이 솔직하면서도 촌부에대한 감성이 느껴집니다.우리내 인생, 석양 질 때 즈음의 삶의 향기같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