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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장품기업 DHC와 한국지사 DHC코리아 갈등고조?
  • 이재희 기자
  • 등록 2019-08-14 06:02:32
  • 수정 2019-08-14 06: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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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무전 DHC코리아 공식사과한 날 DHC 자회사 DHC-TV는 또 막발 방송

일본 화장품기업 DHC와 한국지사 DHC코리아간에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DHC 자회사 DHC-TV의 한국 비하 방송에 대해 한국지사 DHC코리아는 공식사과까지 했지만 DHC 자회사 방송은 막말방송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무전 DHC코리아 대표는 13일 “임직원 모두가 한국인이며, 여러분과 같은 감정으로 방송을 확인했다”며 “물의를 일으켜 깊이 사죄한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일본 DHC 본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등장한 전속모델 정유미 씨. 정 씨는 DHC에 초상권 사용 철회를 요청했다. [인스타그램 캡쳐]

김무전 대표는 “DHC코리아는 본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DHC-TV에 어떠한 참여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채널에 출연한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국인을 비하하는 방송 중단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사과는 DHC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의 여파가 헬스앤뷰티(H&B)스토어를 넘어 온라인 전용 쇼핑몰까지 확산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에서 운영하는 롯데닷컴은 13일 오후 DHC 제품 270여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고객들이 사이트 상에서 'DHC'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더라도 제품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대신 한율과 아이오페 등 타사 브랜드들의 클렌징 제품 등 대체 제품들이 제시되고 있다.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도 12일부터 DHC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계열 H&B스토어인 부츠가 DHC 제품 판매를 중단키로 결정하면서 동일한 방침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H&B스토어 업계에서 선제적으로 DHC 브랜드 지우기에 나서면서 온라인몰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는 이달 12일 오후 온라인몰에서 DHC 제품 20여종을 철수시키는 방침을 확정했다. 15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보유 재고만 상단에서 후방으로 위치를 변경시켰다. 추가 발주도 잠정 중단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도 이달 12일 오전부터 온라인 매장에서 DHC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올리브영은 이날 고객에게 DHC 상품 노출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에 따라 12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의 DHC 제품 제고를 진열 위치도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했다. 롭스 역시 온오프라인상에서 DHC 제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DHC는 2002년 한국에 진출한 뒤 클렌징 오일 등으로 인기를 끌며 국내 H&B 스토어와 온라인몰 등에 입점했다. 화장품 전문 방송 '겟잇뷰티'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DHC코리아의 연간 매출 규모는 약 1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김 대표의 이 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의 자회사인 DHC-TV는 이날도  "불매 운동하는 한국 사람이 어린이 같다"면서 막말을 이어갔습니다. 방송에 출연한 극우성향의 사쿠라이 요시코는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 “아이 같은 정말 어리석은 짓을 하는 사람들, 목적이 나빠요.”라며 “한국이 뭘 하든 간에, 일본에는 별로 영향이 없어요. 한일 사이에 이런 일이 일어나면 한국의 손해가 상당히 크죠”라고 말했다. 출연자들은 또 오늘 방송 역시 많은 한국인들이 지켜볼 것이라며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아이고”라며 한국말로 비꼬는 인사를 하기도 했다.

앞서 DHC-TV는 혐한 발언과 가짜 뉴스가 담긴 유튜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이 방송은 지난 12일 독도 관련 망언 내용을 방송했다. 방송에 출연한 아오야마 시게하루 자민당 의원은 “1951년부터 한국이 멋대로 독도를 자기네 것으로 해버렸다”며 역사를 왜곡했다. 지난 10일에도 DHC-TV 시사 프로그램 ‘진상 도라노몬 뉴스’는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라는 막말을 방송해 공분을 샀다.

사태가 확산하자 DHC 전속 모델인 배우 정유미 씨는 DHC에 초상권 사용 철회와 모델 활동 중단을 요청했다. 정 씨는 또 DHC와 재계약도 맺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DHC코리아 사과문 전문>>>>

DHC코리아 대표 김무전입니다.

금번 ‘DHC 텔레비전’ 관련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 아울러 최근 문제가 된 ‘DHC 텔레비전’의 방송에 대해 본사와 확인하는 과정에서 빠른 입장발표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립니다.

DHC코리아는 대표를 포함하여 임직원 모두가 한국인이며, 저희도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과 같은 감정으로 방송을 확인하였습니다.

해당 방송 내용은 DHC코리아와 무관하게 본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채널로 저희는 이에 대해 어떤 참여도 하지 않고, 공유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과거의 발언을 포함한 ‘DHC텔레비전’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대해서 DHC 코리아는 동의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DHC텔레비전’과는 다른, 반대의 입장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립니다.

또한 한국, 한국인을 비하하는 방송을 중단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겠습니다.

더불어 갑작스럽게 발생한 상황에서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댓글 제한같은 미숙한 대처로 더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부분에 대해서도 사죄드리며 금일 현 시점부로 SNS 계정의 댓글차단을 해제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이후, 여러분의 모든 비판을 저희는 달게 받겠습니다. 다시 한번 금번 문제에 대해 국민, 고객, 관계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DHC코리아 대표 김무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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