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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전옥수
  • 전옥수
  • 등록 2019-07-16 06:16:46
  • 수정 2019-10-23 08: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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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눈 속에
녹슬고 닳아진 지구 한 알 있다
꽁꽁 싸고 있던 희뿌연 몸부림이
둔탁한 이물로 굳어져 앞은 늘 막막했다
무엇을 그리 보고 싶지 않았는지
지구를 싸고 있던 시간들은
굳어진 흔적으로 입을 꼭 다물었다
한 올 빛 향한 끝없는 조준
섬세한 의사의 손길이 길을 낸다
동공에 드리우던 막이 서서히 열리고
무엇이 그리 애타게 보고 싶었는지
산맥처럼 이어진 실핏줄에 몸을 맡긴 지구는
건조하고 무디어진 눈꺼풀에 싸여
주름진 여든 세월을
낯선 오늘처럼 더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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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옥수 시인 약력] 
2008년 계간『문파』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수원문인협회, 현)계간문파 편집위원
제10회 동남문학상 수상. 시집 『나에게 그는』
공저 『풍경같은 사람』『2017문파대표시선55』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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