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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업전반에 대한 비상대책 마련 나서
  • 최원영 기자
  • 등록 2019-07-15 05:45:49
  • 수정 2019-07-15 05: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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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반도체뿐만 아니라 사업 전반에 대한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6일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지 하루 만인 지난 13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 사장단과 긴급 회의를 갖고 스마트폰, TV 등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경우를 대비해 철저한 대응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토요일에 사장단을 소집해 컨틴전시 플랜을 주문한 것은 그만큼 일본 출장에서 위기 상황을 감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회의는 이 부회장의 출장 결과를 사장단과 공유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급 현황, 사업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 또 4시간 이상 이어지며 ‘비상상황’ ‘비상경영’ 등 위기감을 반영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특별히 백색국가(수출우대국) 제외 등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주문했다. 반도체는 물론이고 휴대전화, TV 등 삼성전자가 만드는 전 제품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고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한국이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의 수출 허가를 면해 주는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한국은 전자, 통신, 소재, 로봇, 기계 등 거의 전 산업 영역의 공급망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안목을 길러야 한다.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핵심 소재 다변화와 국내 소재산업 육성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진 출장 이후 이 부회장이 주말에도 장시간 회의를 가진 것은 일본에서 감지한 분위기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 부회장이 이번 일본 출장에서 별도로 소재를 확보한 것은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의 일본 출장 중에 정해진 건 없다”며 “긴급물량은 최근 일본 외에서 소재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 얻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 동안 미쓰비시UFJ, 미쓰이 스미토모, 미즈호 금융그룹 등 일본 3대 메가뱅크(대형 은행) 간부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은 7월에 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 등 금융계와 기업 간 왕래가 잦다. 이 부회장이 이를 활용해 일본 정·재계에 정통한 금융계 고위 인사를 만나 사태 파악과 대안 모색을 하고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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