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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노래 -시인 허정예
  • 시인 허정예
  • 등록 2019-07-14 20:37:51
  • 수정 2019-10-23 08: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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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가지 많은 사연, 이야기 길에서

당신의 애인이 되었습니다.

꽃 순이 수줍음 새 가슴 살포시

열릴 즘, 당신은

하늘아래 한 그루 나무였습니다.

사계절 돌고 돌아도

그 자리에 눈망울만 껌벅일 뿐

心志 곧은 등대였습니다.

움트는 생명의 신비에 가슴 뛰고

여름이면 푸름 피워내는

신록의 언덕에서 마냥 부풀었던 꿈

가을이 물들어가는 오솔길

고독의 그림자 강가에 어리듯

쓸쓸히 사위어가는 당신을 바라보며

무수한 날

지독하게 둥지를 지키던

당신의 기량을 사랑했습니다

지나간 강물 위에 나이테 더듬으며

흰머리 한 올 한 올 늘어도

아직 난 당신의 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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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예 시인 약력]

강원도 홍천 출생. 2009년 <문파문학>신인상 등단.

경기시인협회회원, 수원시인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 PEN 클럽회원, 수원문인협회회원, 수원문학 아카데미 회원.

동남문학회 회장 역임, 동남문학상 수상. 시집: <시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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