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그치고 햇빛 반짝
난
텅 빈 운동장에서 만났다
어미 따라 나섰다가
길을 잃어버린 땅강아지 한 마리
딸깍거리는 필통 속의 몽당연필처럼
침 묻혀 꼬불꼬불한 글씨를 쓰며
혼자 시오리 길을 가고 있다
앉은뱅이 꽃 피는 시골 학교 마당
구구단 외우지 못해 늦게까지 벌서다가
혼자 듣고 가는 풍금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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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달웅 시인 약력]
경북 봉화 출생. 1975년 <심상> (박목월)추천완료 등단.
시집 <염소 똥은 고요하다> 외 1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