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냉기에 뒤척이며
왜 이리 춥지 하고 몸 오그릴 때
누가 가만히 들어와
게르 난로에 장작불 피우고
들어올 때처럼 살며시 나갔다
초저녁 열 시 새벽 두 시
날 샐 무렵 다섯 시 이렇게 세 차례나
그는 조용히 다녀갔다
나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편안한 잠을 위하여
이렇게 장작불 지펴준 것이
과연 몇 번이나 되는가
간 밤 내 곁을 다녀가신 이여
그대가 잠들지 않고
이 방 저 방 다니며 따스함 전해주시는
그 넓고 깊은 마음을
나는 뒤늦게 깨닫고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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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시인 약력]
* 동아일보신춘문예 시(1973), 동아일보신춘문예 문학평론(1989) 당선. 시집 <개밥풀><물의 노래><좀비에 관한 연구> 등 18권 발간. 신동엽문학상, 김삿갓문학상, 시와시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