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재벌 총수들, 손정의 회장과 잇따라 회동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재벌 총수들, 손정의 회장과 잇따라 회동
  • 최원영 기자
  • 승인 2019.07.0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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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해법 논의?
손 회장,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채 인공지능 투자 강조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잇따라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떤 방안을 의논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한국계 일본인 기업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인공지능(AI)”이라고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한국 AI 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한국계 일본인 기업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인공지능(AI)”이라고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한국 AI 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오른쪽)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 앞에서 만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오른쪽)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 앞에서 만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 회장은 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구체적 정책과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또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AI는 인류 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며 “한국이 AI 후발국이나 한발 한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한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 세계가 한국의 AI에 투자하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기업가들은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가 넘는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투자된 기업은 매출이 늘고 일자리 창출을 가져오며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1시간 30분동안 진행된 손 회장과의 면담에서 “손 회장 덕에 동북아슈퍼그리드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며 동북아 철도공동체가 동북아 에너지공동체로, 동북아 경제공동체로, 다자안보 공동체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 회장은 오후 7시쯤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글로벌 IT업계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를 둘러싼 양국 갈등과 관련한 대화도 상당부분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함께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참석했다. 회동은 당초 1시간 정도로 예정됐으나 무려 2시간 30분간 진행되면서 오후 9시 30분께 마무리됐다.

참석자들은 인공지능(AI)과 5G 이동통신 등 최근 글로벌 IT산업의 현안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으면서 상호투자 및 협력 방안을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AI 협업을 늘릴 것이냐', '함께 투자할 것이냐' 등의 질문에 영어로 "그렇다(Yes)"고 답했으며, '(투자는) 올해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I hope so)"고 말했다.

이날 손 회장과 한국 주요 대기업 대표들의 회동은 공교롭게도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빌미로 한국에 대한 일부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시작한 당일에 열려 더욱 주목받았다.

손 회장은 '일본 규제와 관련한 조언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고 밝혀 상당한 논의가 있었음을 내비쳤다.

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승용차에 함께 탄 채 행사장에 도착해 두 사람이 사업 현안에 대해 어떤 대화를 했을지 관심이 쏠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이 시내 모처에서 만나 승용차에 같이 타고 이동한 것으로 안다"면서 "퇴근시간대여서 최소 30∼40분간 승용차 내에서 '단독 회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9월 이후 약 3년 만에 공개적으로 만난 셈이나 평소에도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일본어가 능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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