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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붕괴, 재고율 외환위기 이후 최대
  • 최원영 기자
  • 등록 2019-06-29 02:51:32
  • 수정 2019-06-29 02: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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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다. 생산과 투자는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제조업 재고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줄었다. 지난 2월 2.7% 감소했던 생산은 3~4월 연속 증가하다 지난달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석유정제(-14%), 금속가공(-3.6%) 등 광공업 생산이 전달보다 1.7%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제조업 경기를 판단하는 대표적 지표인 제조업 재고출하비율은 지난달 118.5%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9월(122.9%) 이후 약 21년 만에 최고치다. 기업이 생산은 하지만 공장 밖으로 출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의 체력이 얼마나 바닥났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주요 품목의 수출 부진이 직접적 원인이다. 반도체 재고가 전년 동월 대비 15.8% 증가했고, 자동차와 화학제품도 재고율이 각각 18.2%, 10.7% 올라간 영향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 같다“면서 현재의 침체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도 1년 전과 비교해 볼 때 101.4로 2016년 4월(101.1) 이후 최저였다. 제조 업체의 적정 생산능력을 나타내는 이 지수는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1971년 통계 집계 이래 최장 기간 하락세다.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8.2% 감소했다. 3월(10.1%), 4월(4.6%) 증가하다 다시 고꾸라졌다. 반도체 제조 기계를 필두로 기계류 투자(-6.5%)가 줄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도 13.5% 줄었다. 건설투자를 뜻하는 건설기성도 토목·건축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9% 증가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판매는 줄었지만, 의복과 같은 준내구재(4.9%)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0.6%) 판매는 늘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98.6을 기록했다. 14개월 만에 반등했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진 98.1을 기록했다. 선행지수는 지난 4월 0.1포인트 상승해 11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달 다시 하락했다.

통계청 김보경 과장은 “지난 3~4월 산업활동 지표가 연속 증가한 영향으로 동행지수가 반등했다”며 “반면 선행지수는 많은 지표가 안 좋은 방향으로 바뀌면서 하락해 전망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런 경기 지표를 토대로 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수출·투자·소비 등 주요 분야에 대한 경기보강 과제를 발굴해 내달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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