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계열사 방문을 통해 현장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옥을 방문해 경영진과 회의를 가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사장단과 가진 회의에서 “중동 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해 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김명수 삼성물산 EPC 경쟁력강화TF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26일 방한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MBS)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남을 앞두고 삼성그룹 건설부문 주요 경영진과 함께 중동 지역 사업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는 후문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일본 오사카에서 28~29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 참석 전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사우디는 ‘탈(脫)석유 전략’을 세우는 중으로 빈 살만 왕세자는 국내 기업인들과 정보통신기술(ICT) 및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협력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한국과 사우디 간 주요 협력사업인 중동 플랜트 등 건설사업 역시 화제로 오를 여지가 많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물산 사옥에서 건설부문 경영진과 회의를 가진 뒤 구내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방문 일정은 이 회사 블라인드 사이트에 이 부회장이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줄을 선 사진과 산채비빔밥으로 식사하는 사진이 게재되면서 외부에 공개됐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에서 약 3시간 30분 동안 머물며 하반기 사업전략을 보고받고 논의했다”면서 “이 부회장은 보통 사업장을 방문하면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한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디바이스 설루션(DS) 부문 경영진과 회의한 데 이어 13일에 다시 DS 부문 경영진과 간담회를 하고, 14일에는 수원사업장에서 IT모바일(IM) 부문 사장단과 경영전략회의를 했다. 지난 17일에는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을 찾아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산업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삼성물산 방문은 이 부회장의 최근 사업장 점검 행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지만, 전자 계열사가 아닌 또 다른 주력 계열사를 첫 방문했다는 측면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