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노조위원장 비리혐의로 구속
예금보험공사 노조위원장 비리혐의로 구속
  • 박철진 기자
  • 승인 2019.06.22 0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산저축은행 피해자들 예보직원 비리에 분노
노조위원장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 전면적인 수사 확대 불가피

준정부기관인 예금보험공사의 노조위원장이 파산한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회수 과정에서 채권회수 금액을 낮춰주는 조건으로 수천만원을 받는 등의 비리를 저지르다 검찰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저축은행 파산으로 졸지에 전재산을 날린 일부 피해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는 등 파산저축은행의 피해자가 수만명에 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준정부기관인 예금보험공사 노조위원장이 채권회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이 같은 비리를 저지른 사실에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또한 예금보험공사의 비리가 비단 노조위원장에 그치지 않고 만연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에 예금보험공사의 채권회수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예금보험공사 노조위원장 한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혐의가 인정된다며 한씨를 구속했다.

송 부장판사는 “한씨의 범죄가 인정되고 증거인멸 및 도망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15분 출석해 취재진과 만났으나, 아무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김창진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한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2012년 예금보험공사 캄보디아 지사에 파견 근무할 당시 토마토저축은행 등의 자산 관리 및 파산관재 업무를 담당하면서 채권회수 금액을 낮춰주는 조건으로 파산 저축은행 관계자 등으로부터 7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한씨가 총 10억원을 받기로 한 뒤 우선 지인의 은행 계좌를 통해 2차례에 걸쳐 7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한씨가 공사 관리자금을 개인적으로 빼돌린 흔적이 있는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업무 특성상 한씨의 단독범행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자료를 분석한 뒤 위선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예보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여 한 위원장의 업무 관련 기록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바 있다.

한편 예금보험공사 캄보디아지사에 파견된 M소장과 P부장 등 2명도 횡령혐의로 최근 검찰에 기소중지된 상태다. 이들 2명은 이미 캄보디아 검찰로부터 사기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되자 최근 본사로 급거 복귀했다.

서울지검 서부지청 서민주 검사는 지난달 3일 이들 2명에 대해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중지했다. 이들의 기소중지는 2028년 4월까지이다.  이들은 캄보디아 토마토저축은행 관련 재산 매각 및 채권회수 업무를 수행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예금보험공사에 채무를 지고 있는 P씨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이들은 자산 매각에 협조를 해주면 예금보험공사가 설정한 P씨 아파트(경기도 하남시 소재)의 근저당권을 해지해 주고 개인 채무도 모두 탕감해 주겠다고 P씨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이들은 P씨의 노력으로 자산매각에 성공했으나 정작 약속이행은 하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P씨가 소지하고 있던 수억원짜리 수표를 2018년 4월6일까지 자신들에게 보관시키면 채무면제를 해주겠다고 약속을 번복했다.

예금보험공사에 채무를 지고 있던 P씨는 이들의 약속을 믿고 수표를 이들에게 맡겼으나 이들이 저당권 말소는 커녕 수표마저 돌려주지 않자 올해 초 이들 2명을 횡령혐의로 경찰과 검찰에 고소했었다. 또한 캄보디아 검찰에도 같은 혐의로 고소해 재판중이다.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이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된 파산재산에 대한 채권회수 과정에서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비리를 철저하게 파헤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