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바깥이자 안이다, 비양도에서 -시인 금동원
섬은 바깥이자 안이다, 비양도에서 -시인 금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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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14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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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의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처럼
르네 마그리트의 중절모처럼
협제해변에서 바라본 비양도(飛揚島)*
햇볕에 그을린 섬은 손에 잡힐 듯 말 듯
가깝고 멀다

섬은 바깥이다
떨어져 나간 단독자의 고립은 자유롭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도리
괜찮은 전략이다

섬은 안이다
마음 안에 길을 내고
양 팔로 감싼 둘레 길은 담벼락이다
내면을 훑어보듯 은밀하고 환하다

등 진 섬
등 돌린 섬
시선은 바깥에서 안으로
안에서 바깥으로
섬은 타인의 방처럼 무심하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바다는 파도가 이끄는 대로 넘실거리고
바깥도 아니고 안도 아닌 섬은 고요해지고
본 섬 제주도 한라산이 저 멀리 아득하다


*면적은 0.5km²의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화산섬.

[ 금동원 시인 약력]

2003년『지구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는『여름낙엽』,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우연의 그림 앞에서』,5인 시집『시울림 오중주』,『독서가 힘이다』등이 있음.
계간문예특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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