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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주말 사장단 회의 소집.
  • 이용웅 기자
  • 등록 2019-06-03 06:01:33
  • 수정 2019-10-23 1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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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부회장, 흔들림없는 경영에 나서주도록 당부 대외적으로 닥쳐오는 위기에 기강 확립나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위기 경영 돌파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의 수사로 임직원들이 동요조짐을 보이자 주말에 사장단 회의를 열고 흔들림 없는 경영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재용(왼쪽 두번째) 부회장이 지난 1일 화성 사업장에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임원진과 회의를 하기 위해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경기 화성사업장으로 DS(반도체·디스플레이) 사장단을 소집해 4시간여 동안 집중적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이 부회장이 주말에 사장단 회의를 연 것은 작년 2월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지난 50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며 “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고용 계획과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수백조원의 투자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며 “경영진도 공감하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의 경영환경은 올 들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미중무역분쟁 등으로 대외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국내적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이 부회장 쪽으로 선회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반도체와 스마트폰 업황 둔화라는 외풍을 정면으로 맞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5월까지 D램값은 5개월 연속, 낸드플래시값은 6개월 연속 하락하며 삼성전자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중국은 삼성전자 반도체 등의 주요 공급처인 데다 현지에 가전 공장 등도 두고 있어서 미·중 무역마찰에 따른 제재 등 전개 상황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상태다. 재계뿐 아니라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현재 상황이 '위기경영' 수준이라는 시각이 많다.

여기에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삼성전자의 핵심 경영진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달 3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감추려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안모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56)과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56)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4일 오전 10시30분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수사 필요성을 심리한다.

이들은 지난해 5월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모여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회계자료·내부보고서 등을 은폐·조작하기로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작년 5월1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내 검찰 수사가 예상되자 이들이 일종의 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옛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인 이들이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을 계획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회사의 공용서버 등을 공장 마룻바닥에 숨기고 직원들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부회장)’, ‘합병’, ‘지분매입’,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삼성 측 주요 사업을 챙겨 온 안 부사장의 신병 확보를 시도하면서 정현호 사업지원 TF 팀장(사장) 소환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이 부회장의 최측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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