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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돌의 염원 -시인 강정화
  • 시인 강정화
  • 등록 2019-06-01 06:44:30
  • 수정 2019-10-23 09: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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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는 노역의 권태 속에
천년을 휘감고 돈다
보석 같은 꿈들은 부서져 가루가 되고
갑갑한 가슴앓이는
연륜의 껍질을 벗기는 지문指紋이다

입 다문 석불石佛처럼 앉아서
혹은 기적의 비상飛翔을 꿈꾸면서
끌고 온 긴 생애
세월에 갈리어 부서지는
희망과 절망, 사랑과 증오가
지워지지 않는 멍울로 남는다

돌다가 닳아버릴 돌
끝없는 소멸의 아픔을 염주念珠로 엮으며
활활 타오르는 불꽃도 삼키고
삶의 굴레를 도리어 거역하지 않는
끝내 뜨거운 멧돌이기를

● 강정화시인 약력:
·경북 포항 출생. ·1984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우물에 관한 명상』 외 15권, ·제17회 시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원
·시문학문인회 회장역임. ·(현)한국문인협회 시분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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