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가 있는
마루터기에 오르면 쉬어야 한다
오르느라 숨이 찼던 말았던
힘이 들었던 아니든
숨 한 번은 크게 쉬고 가야지
벤치나 정자 따위는 없어도 좋다
등걸이나 펀펀한 돌멩이만 있어
앉을 수만 있다면
혹 없을지라도
날이 저물어 길을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내려가는 길을 서두를 거야 없지
저항의 담벼락을 악착같이 넘어야 할 이유도
앙갚음의 독을 품을 이유도 없는데
둥치들과 어울려 더불어 사는 것이 숙명이라면
자연의 이웃들엔 약이 되는 법
인생이 시가 되려면
동양화가 되려면
여백을 한 뼘 정도는 가지고 가야 되겠지
「시와 의식」등단(1987)
한국문인협회원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서울시인협회 이사
한국경기시인협회원, 계간 「한국시원」운영이사
시집 : 『풀은 누워야 산다』등 4권{「피아노와 꽁보리밥」(1990)「나도 시베리아로 가고 싶다」(1991)「겨울 장미의 꿈」(2013)「풀은 누워야 산다」(2017)}
수필집 : 『무지의 소치로소이다』
수상 :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작가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