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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시인 김종
  • 김 종
  • 등록 2019-05-16 06:02:15
  • 수정 2019-05-21 04: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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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잔말이 많아지는지
봄볕 좋은 날
바지랑대의 빨래들이
제 또래의 바람을 만나
어찌나 팔다리를 흔들며 구시렁대는지
햇빛은 뒷짐 지고 구경만하다가
그만 깜박 퇴근시간을 놓치고

그날 밤 웹 사이트마다
때 아닌 백야현상이라며 도배가 되었는데
저 나갈 때만 기다리던 과묵한 달은
배턴터치도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네

그 틈새로 봄바람이 불어
복사꽃 눈부신 맥박소리에
고실고실 말라버린
나이든 빨래의 가슴에도 도홧빛 드네
쿵쾅쿵쾅 절구질하네

봄날이네.

 

김종 약력
• 1976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 시집『장미원』,『더 먼곳의 그리움』, 『그대에게 가는 연습』 등 11권
• 저서『전환기의 한국현대문학사』『무등산이 된 화가-허백련 오지호』등 9권
• 경희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 조선대학교 인문대학 교수 지냄
• 신동아미술제 대상, 광주·서울·부산 등 작품전 14회
• 대한민국동양서예대전 초대작가, 한국추사서예대전 초청작가
• 제26회「추사 김정희선생 추모전국휘호대회」심사위원

* 3000권 이상의 서책표지화와 <오늘의 한국 대표수필 100인선> 등 30 여권의 책에 그림을 그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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