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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 10년만에 최저, 경제정책 수정 필요
  • 이재희 기자
  • 등록 2019-04-26 04:38:32
  • 수정 2020-12-24 10: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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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멈췄다.  총체적 난국이다. 소비와 투자·수출 어느 하나 믿을 구석이 없다. 한국 경제의 엔진이던 수출은 식어가고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0년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 만의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부진 속에 투자는 곤두박질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3개월 전보다 10.8% 줄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건설투자(-0.1%)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마이너스 성장의 주요 원인 제공자는 정부다. 1분기 정부 소비는 0.3% 증가(전분기 대비)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3%)보다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경제 주체별 성장 기여도에선 정부(-0.7%포인트)가 민간(0.4%포인트)의 성장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 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의 부진(-0.3%포인트)을 딛고 플러스로 돌아섰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부의 높은 재정집행률에도 불구하고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 절차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재정 효과가 퍼질 때까지 시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경제에 켜진 경고등의 실체도 드러났다. 민간 투자와 수출이 힘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정부에 기대 버텨 왔기 때문이다. 내수를 뒷받침했던 정부 지출 효과가 사라지자 성장률이 고꾸라진 셈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의 경제 성장 기여도(0.2%포인트)가 내수(-0.5%포인트)보다 나았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1.2%포인트)보다 개선됐다. 1분기 수출기여도(-1.1%포인트)가 수입기여도(-1.3%포인트)보다 덜 줄어든 덕분이어서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이 수치를 달성하려면 2분기에는 1.5%(전분기 대비)의 ‘깜짝’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낙관적으로 전망하기에는 경기 상황이 여의치 않다. 지난 1~2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8.7%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수출 감소가 이어진다. ‘수출 경기 악화→투자 부진→고용 부진→소비 부진’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췄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현실 인식에 기초해 정책 궤도를 수정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소득주도 성장의 궤도 수정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도 금리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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